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헤럴드POP=이소담 기자]이십세기폭스가 '곡성'으로 한국영화계 안착을 알렸다.
영화 '곡성'(감독 나홍진/제작 사이드미러, 폭스인터내셔널프러덕션코리아) 흥행 질주가 계속되고 있다. 2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곡성'은 지난 19일까지 누적관객수 320만6,788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독주 중이다.
'곡성'은 이십세기폭스가 내놓은 네 번째 한국영화다. '추격자' 나홍진 감독의 재능을 알아본 이십세기폭스 측은 나 감독의 차기작인 '황해'에 부분 투자를 시작으로 신하균 주연 '런닝맨'(감독 조동오), 차태현 주연 '슬로우 비디오'(감독 김영탁), 류승범 주연 '나의 절친 악당들'(감독 임상수)를 제작했다.
하지만 흥행 성적은 신통찮았다. '런닝맨'은 142만2,844명, '슬로우 비디오'는 116만9,562명, '나의 절친 악당들'은 무려 13만3,553명으로 흥행에 참패했다. 흥미로운 점은 '황해'(226만512명) 개봉 당시 경쟁했던 '헬로우 고스트'가 스토리의 힘으로 301만9,960명을 동원하며 우위를 점하자 이십세기폭스는 김영탁 감독과 함께 '슬로우 비디오'를 내놨지만, 흥행에선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단 것이다.
여기에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을 노렸던 '나의 절친 악당들'이 칸 진출 불발에 흥행에까지 실패하면서 이십세기폭스의 한국영화 투자가 위축될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하지만 이십세기폭스 측에겐 믿는 구석이 있었다. 바로 나홍진 감독이었다. 시나리오 단계부터 무시무시하단 입소문을 탄 '곡성'은 제작기간이 길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이십세기폭스 측의 전폭 지원에 힘입어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빛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제69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돼 호평까지 받았다. 폭스에겐 더할나위 없는 결과다.
'곡성'을 본 토마스 제게이어스 폭스 인터내셔널 대표는 나홍진 감독을 '세계 최고의 감독'이라 극찬하며 "폭스인터내셔널의 전략은 세계 최고의 감독과 함께 일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우린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현재 1년에 한편 정도 한국에서 영화를 만들고 있는데 앞으로 제작 편수를 늘릴 예정이다. 아시아 시장은 성장하고 있고 창의적인 감독들이 많기 때문이다. 한국을 주시하며 더 많은 작품을 만들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에 '곡성'으로 재미를 본 이십세기폭스가 다음으로 선택할 한국 감독은 과연 누가 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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