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럴드POP=정현태 기자] 그룹 샤크라 출신 방송인 황보가 학폭을 상징하는 단어 '고데기'를 아무렇지 않게 입에서 꺼냈다. 조심스럽지 않은 그의 발언이 아쉬움을 부른다.
개그맨 윤성호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빡구형'의 '일어나' 콘텐츠에 최근 황보가 출연했다.
그런 가운데 영상 속 황보는 대화를 나누던 중 윤성호의 어깨를 장난스럽게 쳤다. 윤성호는 아픈 척을 하더니 "너 '더 글로리' 봤느냐"라고 물었다.
이에 황보는 "봤다"라며 "어디 뭐 고데기로 지져줄까?"라고 했다. 윤성호가 "학교 다닐 때 지진 적 있느냐. 애들 때린 적 있느냐. 학폭한 적 없느냐"라고 묻자 황보는 손사래치며 "이미지만 그렇다. 진짜 없다"라고 했다. 황보는 "나는 여성용품을 빌리게 되면 다음 날 갚았다"라고 했다.
해당 영상이 공개된 후 황보의 '고데기' 발언은 도마 위에 올랐다. 고데기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 속 박연진(신예은 분)이 문동은(정지소 분)에게 학폭을 가하는 도구다. 박연진은 학창 시절 고데기로 문동은의 몸을 지지며 괴롭혔고, 이는 문동은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았다.
일명 '고데기 학폭'은 과거 실제 일어난 적도 있다. 지난 2006년 청주의 한 중학교에서 3학년 학생 여러 명이 고데기 등으로 동급생 한 명을 괴롭힌 일이다. 가해자들은 온도 체크를 하겠다며 고열을 뿜는 고데기를 피해자의 신체에 지졌고, 피해자는 팔, 다리, 허벅지, 가슴 등에 상처를 입고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당시 피해자는 "수일 간격으로 고데기 온도 체크가 진행됐기 때문에 상처가 아물 틈이 없었다. 심지어 아물던 딱지를 손톱으로 떼어버리는 의식 같은 형벌도 있었다"라며 "그들이 한 짓은 고문이었다"라고 했다.
최근에는 쿠팡플레이 예능 'SNL 코리아 시즌 3'에서 '더 글로리'를 패러디했다가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해당 방송에서 주현영은 이수지에게 "나는 다이어트 중인데 너는 XX 잘 먹고 다니네. 안 되겠다. 고데기 열 체크 좀 해볼까"라며 고데기로 쥐포를 지졌다. 이수지는 쥐포가 탈 때마다 "지금 먹어야 되는데"라며 괴로워했고, 주현영 일당은 이를 보며 웃었다. 이에 대해 학폭을 희화화한 것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학폭을 개그 소재로 사용한 건 선 넘은 것이라는 지적이 일었다.
또 학폭 문제가 연일 심각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황보의 경각심 없는 언행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피해자들에게 평생의 아픔인 학폭을 상징하는 '고데기'를 가볍게 내뱉은 황보의 부주의함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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